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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주)코셈] "최고의 장비개발은 그나마 할 만 했다··· '국산은 안돼' 인식 넘기가 더 힘들었다" 2024.09.26 09: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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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고] 이준희 코셈 대표

전자현미경을 국산화해 연구자를 찾아갔다
구매를 부탁했더니 냉담한 반응이 돌아왔다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안삽니다. 국산으론 학계인정 불가합니다"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해결의 기폭제가 됐다
경북대생 전자현미경 제작, 일본의 소부장 규제 영향으로
2021년 소부장 중요성 담은 '연구산업진흥법' 제정 시행

노벨상 수상자들은 말한다
“과학은 새로운 개념보다 새로운 도구에 의해 열린다"
연구장비산업은 'R&D 강한 나라'로 이끄는 견인차다

이준희 코셈 대표. [사진=대덕넷DB]이준희 코셈 대표. [사진=대덕넷DB]


◇ 공고한 "장비 사다 연구해야 효과적" 인식

필자는 연구장비기업의 대표로 십 수년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기초과학장비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서 피력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첨단 연구장비이자 핵심장비인 전자현미경을 2007년 국산화하였다. 그리고 막 국산화가 된 전자현미경을 판매하고자 필자는 현장 이곳 저곳을 뛰어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고객인 교수님들, 연구원분들의 반응은 정말로 냉담했다. 중요한 연구를 하는 분들이 검증도 되지도 않은, 그리고 판매 이력도 없는 국산 연구장비를 사려하지 않았다. 한 번은 어느 교수님께서 “대표님께서 아무리 잘 만들어도 제가 사지 않을 겁니다. 이 장비를 가지고 낸 결과물은 학계에서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교수님, 우리 장비를 사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반드시 저에게 고마워는 하십시오. 제가 이 전자현미경을 국산화 하면서 미국제품, 독일제품, 일본제품을 교수님께서는 더 싼 가격에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구장비를 국산화하면 외산장비 가격이 내려가는 효용이 생기는데, 그 노력을 제가 하고 있고, 그 결실은 교수님이 가진다고 주장하였다. 정말 답답하고 막막하여 막말에 해당하는 푸념을 고객인 교수님께 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 교수님의 생각과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당시 ‘장비를 만들어 연구를 하면 연구에 뒤처진다. 그래서 ‘장비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 오는 것이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우리나라 연구환경은 선도하는 연구보다는 빠른 추격연구를 하는 것이었다. 연구를 위해 새로운 장비를 만드는 것은 너무도 비효율적인 것이라 생각했다. 국산장비를 사용하여 연구하는 것은 장비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럼에도 연구자는 앞서 좋은 결과를 낸 인정된 외산 연구장비를 구매하여 연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했다. 사실 연구장비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보다 외산 장비를 사서 연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만드는 것은 대상연구 이외의 너무도 많은 비효율적인 행위를 동반한다. 그렇다 보니 대상 연구의 결과를 얻는 것이 더디게 되고 또한 너무도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추격 연구에는 장비를 개발하고 만드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전혀 아니다. 

필자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장비심의위원을 역임하였다. 그때 필자의 경험은 우리나라 과학계가 연구장비를 만드는 것이 제도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당시 우리나라 출연연이 응용연구 중심으로 되어 있었다면, 어쩌면 우리나라 최초로 순수 기초과학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원이 기초과학연구원(IBS)이다. 이 연구원의 어떤 훌륭한 연구자가 세상에 없는 장비를 직접 만들어 연구하겠다고 계획서를 심의에 올렸다. 그런데 당시 장비심의위원회에서 규정이 없어 이를 어떻게 심의를 해야 할지 고민하였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금은 장비를 연구자가 직접 만드는 것에 대한 규정이 있고 또한 이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일들은 흔하지 않은 일이었으며 또한 규정이 허하지 않는 것들이었다. 우리는 기초과학연구를 장비를 만들어서 연구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이미 연구를 하면서 만들어 놓은 외산 장비를 사서 연구를 하였던 것이었다.

◇ 장비 만들어야 'First Mover 연구' 가능

우리나라 연구환경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변화를 꾀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이다. 우리가 글로벌 산업구조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을 선도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판단한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당시 우리나라 출연연이 응용연구 중심으로 되어 있었다면, 순수 기초과학에도 많은 연구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Fast Follower에서 First Mover로 연구환경을 바꾸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구장비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무엇인가 처음 하는 연구는 반드시 새로운 도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2014년 국회의 요구에 의해 미래창조과학부가 ‘2013년도 국가연구시설장비 운영관리 실태조사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조사 당시 5조9393억원을 들여 구축한 4만6775점의 국가연구시설장비를 전수조사를 하였다. 국산화율은 32.7%에 지나지 않았고, 특히 첨단 연구장비인 임상의료장비(91.4%), 광학·전자 영상장비(86.1%), 화학물 전처리 분석장비(82.2%)는 대다수가 외국에서 수입하여 사용하였다.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를 위해 장비를 구축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예산이 국내 경제 효용을 창출하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인데, 고스란히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로 연구장비 구매와 구축에 장비심의위원회가 강화되었다. 장비 과다 및 중복 투자를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러한 조치가 국내 연구장비 기업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였다. 국내 산업의 태동기에 시장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기업 생존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물론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게 된 연구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도 주었다. 여러 과학자들의 부정적인 여론은 국내 연구장비 산업의 진흥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그 덕분에 2016년을 전후로 미래창조과학부가 국가 출연연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을 중심으로 연구장비 산업 진흥의 노력을 시작하였다.

연구장비산업 진흥에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곳 중, 대표적인 기관이 기초지원연의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FEC)이다. 2017년 권경훈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센터장님과 연구장비산업 진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 연구장비의 진흥은 KBSI(연구기관, 연구자 대상)가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KBS(한국방송공사, 일반 국민 대상)가 해야 합니다”라고 뜻을 같이하였다. 연구장비를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연구자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우리나라 국민들 모두의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이유는 연구장비를 사서 연구를 하면 훨씬 수월하고 빠르다. 연구자가 장비를 만들어 연구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비효율을 포함해야 한다. 때로는 대상연구의 지연과 실패까지 허용해야 한다. 이러한 비효율성을 허용하는 것은 연구자의 몫이 아니라 세금을 내는 국민들이 동의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대다수의 국민들은 과학기술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고 또한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어려운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마치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우리 국민 모두가 그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뜻밖의 행운이 우리에게 찾아왔다.

◇ 오히려 효자된 일본의 악의적 소부장 규제

2019년 7월 1일 일본이 한국에 단행한 공업소재 수출 규제조치가 있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 영향도 있었고, 세계 경제·산업 분야의 정세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그래서 경쟁국가에 이제까지 없었던 규제를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우리나라의 주력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어렵게 쌓은 노력들이 그 본질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 수 있음을 우리모두 인지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모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또한 필요성에 대해 국민 모두의 동의를 쉽게 얻어 낼 수 있었다.  

필자는 우연한 기회로 ‘노벨 프로젝트’라는 강연을 하게 되었다. 그 내용은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 다수가 연구장비와 그 파생연구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것과 그들의 강한 동력은 어릴 때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강연으로 새로운 기회가 왔다.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강병원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2015년 대학생들과 함께 전자현미경을 만드는 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 그 가능성을 본 현미경학회 신기삼회장님의 도움으로 2016년부터 ‘자작전자현미경 경진대회’로 확대하게 되었다. 이 대회는 충북대학교 특성화사업단, 한국현미경학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나노종합기술원(NNFC)의 많은 박사님들의 도움으로 진행되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러한 본질적인 기술을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모두 공감을 하고 있었고 그 결과로 많은 도움을 아낌없이 주었다.

자작전자현미경 대회는 회수로 2회, 확대된 첫해인 2016년 대회에는 모두 6개의 팀이 참여하였다. 첫해 만들어진 자료를 기반으로 6개 팀은 보다 수월하게 시작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2017년 1월 27일 경북대학교 빛돌팀이 전 인류 최초로 대학생이 전자현미경을 만드는 성과를 얻게 되었다. 사실 대회는 마쳤지만, 열정을 가진 친구들이 마지막까지 노력하여 결과를 보고 싶다고 해서 3개월 이상을 우리회사에 와서 밤을 새우면서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날은 설날 전날이었다. 10시가 넘어 나에게 전화가 왔을 때 우리 모두 울었다. 학생들은 그 엄청난 고생을 하고도 “너무 행복하다” 말했다. 그날 필자는 우리나라의 연구장비산업의 미래도 같이 보았다.

2021년 10월 21일 연구산업진흥법이 시행되었다. 이 법을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노력을 하였으나 국민적 공감대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우리 모두는 기초과학의 중요성, 그리고 그 기반에 소재/부품/장비가 있다는 것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가 과학기술계가 아닌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조차 진흥의 필요성에 동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우리는 지금 우리나라가 이루어 놓은 기적적인 경제성장의 역사에 대해 만족하고 여기 머물러 있어도 된다고 동의하고 있는지? 아니면 더 가혹한 희생과 노력으로 더 큰 성장을 이루어 내야 하는지? 물론 그 답은 너무도 명백하다.  

◇ 노벨상 아이디어, 개념보다 장비에서 온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초과학장비 즉 연구장비는 과학분야 노벨상의 주요한 요인이다. Freeman Dyson은 “과학의 새로운 방향은 새로운 개념보다 훨씬 더 자주 새로운 도구에 의해 시작된다. 개념 중심의 혁명의 효과는 오래된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지만, 도구 중심의 혁명의 효과는 설명해야 할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에 있다”라고 했다. 즉, 새로운 도구는 설명하는 방식을 달리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해야 할 대상을 찾게 만든다. 그 좋은 실례로 조지프 존 톰슨(190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이 고안한 연구장비로 전자의 존재 증명은 어니스트 러더퍼드(1908년 노벨 화학상 수상)의 원자 모델, 닐스 보어(19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의 양자역학,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193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의 불확정성원리로 이어졌다. 이들은 모두 스승과 제자의 관계이며 새로운 도구에 의해 새로운 발견이 새로운 과학의 역사를 만든 것이다. 

제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경제, 정치, 문화, 국방 등의 여러가지 성과를 이루어 내면서 제국이 탄생한다. 제국이 된다는 것은 그 자체는 경제적 강성함을 의미한다. 경제적 강성함을 얻는 방법은 대략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자연이 가진 경제성을 효율적으로 얻는 방법(과학기술의 강성함)’, ‘남의 것은 뺏는 방법(군사력의 강성함)’, ‘국제 경제 질서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방법(정치와 문화의 강성함)’이다.

과학은 자연의 질서를 찾는 것이고, 기술은 이것을 인간의 삶에 유용하게 사용하게 만든 것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경제적 강성함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경제적 강성함은 쉽게 남에게 넘겨주지 않는다. 서울대학교 이근 교수님의 추격, 추월, 추락 이론을 설명한다. 산업의 번성함은 주기가 가지고 새로운 경쟁자에게 넘어간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연구장비산업, 국방산업, 우주항공산업, 의료 및 생명산업, 그리고 반도체 산업은 그 주기를 가지지 않는다. 이들 산업의 시작은 연구장비산업에서 시작된다. 연구장비산업이 강성한 국가가 여간해서 산업의 패권을 넘겨주지 않는다. 

1등을 하겠다고 생각이 없는 학생은 절대 1등을 할 수 없다.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비록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학생이라도 1등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공부하는 방식과 학습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바로 그러한 관점이 1등을 하게 되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강한 과학기술을 가진 1등 국가를 꿈꾸고 있는가? 만약에 그렇다면 연구장비는 사서 연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만들어서 연구를 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은 기본적으로 연구자가 First Mover를 꿈꾸며 연구한다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하는 마음가짐이다. 그것은 연구장비산업으로 이어질 것이고 또한 강한나라를 만드는 근간이 될 것이다. 

출처: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10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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